15년전, 새 생명주고 떠난 4대독자 장기기증 이야기

매년 추석 김일만씨(77)는 배를 탄다. 인천 연안부두에서 한 부표로 향하는 배다. 이 배를 탄 지 벌써 15년이다. 이제 선박회사 직원들이 그를 안다. 항구에서 부표까지는 배로 20분쯤 걸린다. 하나뿐인 아들 광호씨(사망 당시 29세)의 유해를 뿌린 장소다. 배는 부표 주위를 5분쯤 돌아준다. 그러면 김씨는 소주를 종이컵에 따르고 바다 위로 떨어뜨린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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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광호가 응급실에 실려갔다." 이 전화를 받은 건 2007년 2월9일 밤이었다. 설 명절이 일주일밖에 안 남아있었다. 광호는 친구들과 밥을 먹다가 켁켁대며 쓰러졌다. 음식이 기도를 막았다. 가까운 응급실로 옮겼지만 광호는 의식을 찾지 못했다. 일주일 뒤 CT를 다시 찍었더니 광호는 이미 뇌사 상태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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광호는 4대 독자(獨子)이였다. 김씨의 하나 남은 식구이기도 했다. 아내는 광호가 4살 때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. 김씨는 구청 계약직으로 일하며 생계를 꾸렸다. 광호는 김씨에게 '용돈달라'고 한 번 한적이 한번도 없다. 오히려 고등학교 졸업 후 보석세공사가 되더니 매달 10만원씩 김씨 용돈을 챙겨줬다. 그때 심정을 묻자 김씨는 "미안하고 고마웠다"고 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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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5년 전 새생명 주고 떠난 '4대 독자'…아버지는 추석마다 배를 탄다 - 머니투데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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